유난히 눈에 띄었던 전화번호의 숫자 6자리,
만나고 친해지기까지의 조금은 극적이었던 과정,
그리고 생각 이상으로 잘 풀렸던 그 날의 고백.
악연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제는 마주하는 것도, 목소리를 듣는 것도 큰 고통인데,
내색하지도 못한 채 마주쳐야만 한다는 게
이번 일년을 삶에서 가장 힘든 시기로 만들어 버린 두 번의 우연을 생각하면
정말 우리 사이는 악연이 아닐까 싶어요.
하지만 행복해요.
두번다시 이렇게 가까이서 마주하고, 어색하게나마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는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다시 볼 수 있는 기회가 또 찾아오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요.
그래서 힘들지 않겠냐고 물었을 때 하겠다고 결정했을지도 몰라요..
많이 아파도 널 볼 수 있는 그 때만큼은 행복하니까.
그리고 슬퍼요.
내가 했던 잘못만 아니었더라면..
그때처럼 친한 사이로 매주 마주칠 수 있다는게 정말 행복했을 텐데.
내가 해 줄수 있는 일이 정말 많았을 텐데..
하다못해 내가 했던 고백만 아니었더라면,
아무렇지 않게 인사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다른 사람들같이 지낼 수 있었을 텐데..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네 목소리가,
왼손 네번째 손가락의 반지가,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슬픔으로 다가와요.
예뻐요.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할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내게는 TV 속에 나오는 연예인들보다,
지금까지 내가 봤던 어떤 사람들보다,
더 예쁜 사람이에요.
먼 발치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게 만드는,
그런 사람이에요.
천천히, 조금씩이지만 내 아픔도 옅어져 가는 걸 느껴요.
너에 대한 생각을 글로 옮기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너 생각으로 눈물 흘리는 것도 이제는 쉽지 않아요.
하지만 오늘 너를 보면서 느꼈어요.
내게 네 모습이 아름답게 보이는 만큼,
내 아픔과 슬픔도 아직 내 마음 속에 크게 자리잡고 있다고..
말하지는 못했지만 정말 반가웠어요.
그리고 그 순간만큼은 정말 행복했어요.
아마 두번다시 말해줄수는 없겠지만,
너는 정말 예뻐요.
묻고 싶은게 생겼어요.
답을 알게 되면 내가 더 아파지는 건 아닐까 걱정되지만,
그래도 정말 알고 싶어요.
혹시.. 나란 사람에게 아직도 신경쓰고 있는 건가요?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해요.
아마 나 혼자 드는 생각이겠죠.
하지만, 정말 혹시나 하는 생각에 묻고 싶어졌어요.
지난 학기,
내가 조교를 맡게 되어버린 과목.
어쩌면, 우리 둘이 친하던 시절 내가 살짝 던진 그 말 때문인지
있어야 할 학년이 아닌데도 그 곳에서 마주쳤었죠..
그리고 한 달만에 했던 휴학,
나 때문일 리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보통은 고작 한 과목 때문에 휴학한다거나 그러지 않으니까.
그냥 많이 걱정했었어요.
몸이 그 정도로 안 좋은 건가 하고.
얼마 전, 전화번호가 바뀐 것을 알았어요.
미안해요.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아는데,
그래도 너에 대한 사소한 것까지 알고 싶어지고 찾아보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네요.
그러다가 놓쳐 버렸다는 걸 아는데도...
그런데, 전화번호 바꾸게 된거, 설마 나 때문이에요?
한마디 말이라도 듣고 싶어서,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에 대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나아졌을까 하면서 겨우 용기내어 걸었던 전화.
그 한통이 전화번호까지 바꾸게 만들어 버렸나요?
아닐거라 믿고 싶어요.
하지만 자꾸 신경이 쓰이는걸요.
혹시라도 나라는 존재가 아직 너에게 그렇게 나쁜 기억으로 남아있을지 모른다는걸..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내가 하고 있는 이런 걱정들, 사실인가요?
혹시라도 그렇다면...
왜 나 같은 거한테 그렇게 신경쓰는 거에요?
그냥 어떤 스토커 같은 사람 만났었다고 생각하고 잊어버리면 안 되는 거에요?
내가 그 정도로 신경쓸 가치가 있는 존재에요?
알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 아직 너란 사람 잊지 못했어요.
하루에도 몇번씩 생각하게 되고, 그 때마다 후회하게 되는,
그런 사람인걸요.
하지만 이미 멀어질 대로 멀어졌다는걸 아니까,
나 그때 말했듯이 두번다시 눈앞에 나타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나라는 사람은 처음부터 너하고 관련없었던 것처럼, 그렇게 살려고 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정말 견딜 수 없어서,
그날 2년만에 겨우 용기 내서 전화했던 내 행동이,
번호까지 바꿔버릴 만큼 기분 나빴던 건가요..?
나는 너 생일에 축하한다는 말조차 하지 못하는 그런 사람이에요?
정말 많이 미안했다고, 그런 말도 전하지 못하는 건가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는, 그저 행복해 달라는.. 그런 말도 허락되지 않는 건가요?
모든 것이 내 착각이었으면 좋겠어요..
어쩌면 그날 전화 받지 않았던게 이미 번호가 바뀌었기 때문일지도 모르죠.
무엇보다, 내가 너한테 그 정도나 되는 사람일 리가 없잖아요.
꼭 하고 싶었던 말이 있어요.
미안해요.
그때 내 모습 정말 스토커 같아 보였겠죠.
나 그 일들 정말 많이 후회하고 있어요.
사랑 해본 경험이 없어서, 받아 본 사랑도 없어서.. 내가 너무 서툴렀던 것 같아요.
나중에 다른 사람 좋아하게 된다면, 두번 다시 같은 실수 하지는 않을 거에요.
그리고 그 사람과 행복해지게 된다면, 너에게 고마워할께요.
꼭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하길 바래요.
언젠가 이 말을 전할 수 있는 날이 올까요...?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
아니, 차라리 그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2년, 그리고 또 며칠..
쉽게 나을 것이라 믿었던 아픔은 아직 마음을 시리게 한다.
눈에서는 멀어질대로 멀어졌는데도 마음까지 멀어지지는 않는다.
이런 사람인 줄 알았더라면,
아니 이렇게 될 줄 알았더라면,
이 모든 일을 막을 수 있었을텐데.
아니면, 내가 조금 더 경험이 많았더라면...
2008년 7월은 2년이 지난 아직도 내 삶에서 가장 되돌리고 싶던 순간으로 남아 있다.
나는 쿨해질 수 없다.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고 다짐하고 되새겨 보지만,
그 말을 전하고 싶다는 바램,
미안하다는 말이라도 하고 싶다는 바램,
그런 바램들로 가장한 미련이 있기에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는 말은 모순으로 남는다.
그런 나에게, 운명의 이번 장난은 좀 지나치다.
아무것도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맞은 지난번에는 갑작스러웠지만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 헛된 망상만 남긴 채 끝나버린 이야기.
이제 그와 같은 경험은 고통으로 남을 뿐이다.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어쩌면 내가 갖고 있는 불길한 예감은 현실이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길 바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그렇게라도 다시 그 사람을 만날 수 있기를,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기를 바라는 내 모습.
언제쯤 이런 아픔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우선 키는 좀 작은 편이었으면.. 저도 그러니까.
그리고 마른 편이었음 좋겠네요, 안경 끼더라도 상관은 없고요.
나이는 나랑 한살 정도 차이면 괜찮을 것 같아요.
성격은.. 귀엽고 붙임성 있는 타입.
지켜주고 싶은 그런 느낌 드는 사람한테 종종 끌리더라고요,
그런 여자 많지는 않겠지만 전자 제품이나 컴퓨터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으면 해요,
하지만 그러면서도 여성스러운 취미 갖고 있는 사람? 테디 베어 만들기라든가..
잘 다루는 악기 있어도 좋을 것 같아요, 첼로 같은 거. 저야 뭐 하나 할줄 아는게 없지만;;
좋아하는 음악은 김동률이나 클래지콰이 같은 20대 취향..
하지만 아이돌에 관심 많아도 괜찮아요, 저도 좋아하니까.
그리고, 외국 노래 같은 것도 많이 들어서 서로 얘기해 줄 수 있었으면 좋을 것 같네요.
성형수술에 대해서라면 저는 그런거에 신경 안 써요,
겉모습이 중요한 건 아니잖아요. 아 이런건 이유가 안 되나?
그리고 혈액형은 AB형이었으면 좋겠고,
집이 인천이면 더 좋겠네요.
생일은 7월이었으면 하고요.
마지막으로,
그 사람한테 2008년 7월의 기억은 하나도 없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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